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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한강은 눈치가 있다!!!

토요일(03월 27일) 오후...

마포 바이X에 기어 변속 손봐달라고 맡긴 "불꽃" 메리다 880-24를 타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서강에서 홍제천을 지나 불광천에서 상암동 평화의 공원으로 들어가 하늘공원을 거쳐 DMC로 들어갔습니다.

 

성산대교를 따라 북단에서 남단으로, 거기서 안양천으로 끌바를 한 뒤에

다시 성산대교로 들어와 한강을 건넜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시 서강으로 해서 마포대교로 강을 건너서 집으로...

 

길을 탐색하기 위한 라이딩이라 평소와는 달리 속도에 신경쓰지 않고 샤방하게 한강 구경하며 달렸습니다.

 

한강 북단 자전거도로를 따라 마포대교쪽으로 가고 있는데,

속도계를 만지작거리느라고 잠시 서있는 순간 어떤 아저씨가 한 손에 어른 팔뚝만한 민물고기를 들고,

짐받이 달린 잔차를 타고 지나가는 겁니다.

 

잽싸게 따라가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물어봤습니다.

 

"아저씨, 이게 무슨 고기인가요? 잉어랑 비슷하게 생겼네요."

 

"이게 눈치라는 고기입니다."

 

"아저씨, 이거 뭘로 잡으셨나요? 낚시도 없고 맨손이신데..."

 

"내가 잡은 게 아니고, 어떤 할아버지가 그물로 열댓마리 잡는거 구경하고 있으니까 많이 잡았다고 나한테도 한 마리 주더라고."

 

"그물로요? 한강에서 그물질 하면 안 될텐데..."

 

"몰래몰래들 해요. 고기가 얼마나 많은데..."

 

그물질을 하지 않을 수 없게 유혹할 정도로 한강에 물고기가 많다는 뜻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마음속으로만...

 

"여러분, 한강은 눈치가 있습니다."

 

 

참고로, "눈치"의 정식 명칭은 "누치"라고 합니다.

그러나 강태공들은 누치라는 이름보다는 눈치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