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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동해안 해안선 라이딩 - 2011.02.06. 감포~포항

 

이 나무는 마을의 보호수(당산나무?)로 나이가 500살이라는 표지판까지 세워준 소나무입니다.

그런데 그 표지판이 1992년에 세워진 것이므로, 이 소나무의 나이는 이제 520살?

사실 이 멋진 사진을 찍은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누군가가 제게 베푸는 큰 가르침인지도 모릅니다.

어느 마을이었던지 기억이 가물한데, 아마도 포항시 남구 장기면 계원1리?

그 마을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찾아 헤매며 낙심하고 있는데,

어느 골목을 돌아 길이 막힌 것을 알고 실망하는 제 눈 앞에 갑자기 이 나무가 나타난 겁니다.

그때 제 가슴에 지나가는 만감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지금 사진에는 앞 부분이 잘려서 안 보이지만,

이 나무 하나 살리자고, 그 못지 않게 오래 자란 소나무들을 베어낸 둥치들이 있습니다.

 

장기면 양포리에서 뜻밖에 마주친 아마추어무선(HAM)용 안테나들.

지금은 인터넷 기반의 각종 풀뿌리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이 범람을 하고 있지만,

20년 전만 해도 HAM이 거의 유일한 실시간 글로벌 비영리 커뮤니케이션 도구였습니다.

그때 막 인터넷이 싹을 틔우고 있었으니까요.

한때 저도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아마추어무선국 운용을 한 번 해보려고 했었지요.

안재현의원 건물에 세워져 있는 걸로 봐서

안재현 원장님이 한국 아마추어무선계에서는 유명한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말리고 있는게 오징어인데, 동해안에서는 반쯤 말린 오징어는 "피데기" 또는 "피뎅이"라고 부르더군요.

 

지금 말리고 있는 거는 꽁치 과메기.

 

어지렇게 널려 있는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아낙네들.

본인들은 어떨지 몰라도, 사진찍는 저에게는 "저걸 언제 다 손질하지"하는 생각에 머리가 더 어지러워지더군요.

 

 

어느 절에서 온 분들(법사와 보살과 신도들?)이라는데, 수염과 한복이 특이합니다.

도대체 어데서 뭐 하시는 분들인지...

 

땅끝마을은 남해안쪽 해남에만 있는 게 아니랍니다. 동해안에도 땅끝마을이 있습니다.

사진 한 가운데 둥그런 돌을 올려놓은 탑이 바로 "한반도 동쪽 땅끝마을" 기념탑.

 

위 사진은 유명한 호미곶 등대와 등대박물관, 새천년기념관과 "상생의 손"입니다.

한발짝 떨어진 곳에서 보는 장면과, 그 속에서 보는 모습과 느낌은 전혀 다릅니다.

 

20세기 일본이 이 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 호남은 논농사를 위해 관개시설과 매립 등의 농토 확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였고, 동해안은 수산업을 개발하기 위해 항구 축조 등의 투자를 하였는데,

그 기초가 되는 수산강습소 실습선이 호미곶 부근에서 조난당하여 몰살한 모양입니다.

관계되는 일본사람들과 한국인들이 이곳에 조난기념비를 세워놓았습니다.

(비문에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하여간, 일본이 이미 20세기 초에 이곳에서 각종 조사활동과 실습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아무런 근대적인 수산업의 인프라가 없을 때였습니다.

 단순히, 우리의 수산자원 약탈 운운하기 전에, 우리는 뭐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하더군요.)

 

영일만쪽으로 들어설 때부터 날이 궂어지더니, 눈발까지 날리고, 해는 저물고...

해안선 저멀리 포항쪽 땅이 보이는데, 불빛을 보니 아마도 포항제철이 아닌지...

 

 

포스코대교를 형산강을 건너온 뒤에 포스코의 웅장한 공장들을 보면서 찍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