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20일 일요일 아침...
우연히 샛강에서 우글우글 떼를 지어 다니는 새끼고기들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너무 더러워보여서 오염된 물속에 고기들이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못하고,
오염된 하천에서 볼 수 있는 생명력 질긴 수초나, 이끼들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샛강 공사가 끝난지 얼마 안 되어서, 수초나 이끼가 그렇게 크게 자랐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분들에게 뭘 보고 있냐고 물어봤더니,
새끼 물고기들이 안 보이냐고 되묻네요.
(말 나누기 전에는 몰랐는데, 그 중 한 분은 같은 여의도 주민이며, 직장도 같은 분이었습니다.)
또 한 분은 그물질 한 번이면 엄청나게 잡을 수 있겠다고 하네요.
자전거에 가지고 있던 똑딱이 디카로 찍었으나,
이건 뭐, 육안으로는 고기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사진에서는 전혀 구별이 안 됩니다.
5월에 산란하는 잉어의 치어들이 저 정도로 크게 자랐을 리는 없어보이고,
아마도 4월에 산란을 시작하는 누치들 새끼떼들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혹시나 하고, 사진 편집 프로그램(Windows Live Gallery)으로 노출의 대비(Contrast)를 보정하여 최대로 해봤더니,
물 속에서 떼로 노니는 치어들이 드러났습니다.
(위 사진의 우상단에 보이는 거물거물한 물이끼같이 보이는 것이 사실은 고기새끼들입니다.
그 아래 좀 큰 고기도 한 마리 보이네요.)
(초여름 아침의 햇살이 따가운지, 치어떼들이 다리 그림자 아래에 주로 모였 있습니다.)
구별이 되시나요?
우리는 물 속이 잘 안 보이면, 무조건 물이 썩었다느니, 오염되었다느니, 환경오염, 하천오염을 입에 올리지만,
막상 고기들 입장으로는 그렇지도 않은가 봅니다.
직접 보시면, 놀라움과 감동에 사로잡히실 겁니다만,
몰지각한 분들이 이 글 보고서 그물 들고 나타날까봐, 일부러 좀 늦게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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