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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난데없는 민달팽이 소동

두어 달 전의 일입니다.

소동이 난 즉시 블로깅을 했어야 하는데, 아직 사진 편집이 숙달되지 않아서 늦어졌습니다.

모 할인점에서 사온 상추를 씻던(모처럼) 따님께서 비명을 질러댑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싱크대로 가봤더니, 상추 속에서 민달팽이 한 마리가  발견된 겁니다.

비명은 여자들 특유의 징그럽다는 표현이었겠지만, 민달팽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싫지만은 않은 듯 보였습니다.

똑딱이 디카로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어쩌면 포탈의 대문에 소개될 지도 모른다는 말도 곁들여서...)


냉큼 디카로 찍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 사진들을 저도 활용하기로 하고, 가져와 편집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95년 광복 50주년 특집 취재차 뉴욕에 갔는데,

시차때문에 뒷날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부근을 산책하다가 정원에서 달팽이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보지 못한 대형 집달팽이를 지구촌 최대도시의 호텔 정원에서 보다니...

호텔 앞은 10차선 정도의 고속도로가 있어서 소음이나 배기가스가 심할 텐데, 달팽이가 산다?

한국의 대도시 자연환경과 비교되어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미국이 부럽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충격이 너무 커서, 그 10년 뒤쯤 가족여행때 일부러 그 호텔을 찾아가서 묵은 적이 있습니다.

알고보니, 맨해튼과 인접한 뉴저지에 있는 호텔이었는데, 10년의 세월이 흘러서 그런지 낡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또 한 번의 경험은 일산에 살 당시 1층 텃밭 공간에서 상추를 돌보다 발견한 민달팽이 두 마리입니다.

그때가 아마 가족 여행 다녀온 이후일 겁니다.

아... 한국도 이제는 집 근처에서 달팽이를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무척 감격스러워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할인점 상추 팩 속의 민달팽이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제는 한국에서도 사람들 먹는 야채에 농약을 마구 뿌려대는 몰지각한 수준은 벗어났구나... 정도?

글쎄요... 여러분들을 어떻게 생각하세요?